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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온 경매품목 21번, 한 화가의 그림이 8250만 달러에 낙찰 되었다. 그림 속 주인공이 들고 있는 디기탈리스는 유럽에서 간질 치료에 쓰이는 약초였고, 초상화의 모델은 약초를 잘 다루던 의사 “가셰박사”였다. 이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마지막 초상화다. 내가 아는 반 고흐는 경매로 나온 그림이 거액의 금액에 낙찰 되었다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동안 심신이 지쳐 있는 나에게 반 고흐는《반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책을 통해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영혼의 편지 중에 “위대한 일이란 그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작은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서 이루어진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나는 빈센트 반 고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내가 읽은 책 중에 서간문을 책으로 엮은 것은 신영복 교수님이 통혁당 사건으로 감옥을 가게되어 그 곳에서 보내온 편지들을 모아놓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이 있다. 감옥이라는 동떨어진 공간과 삭막한 분위기 밖에 떠오르지 않는 그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동시에 작은 깨달음을 하나씩 담아낸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이번이 두 번째로『반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그의 후원자이자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편지와 친구들에게 보낸 소수의 편지들로 엮여있다. 그 편지들은 그의 목표와 믿음, 희망과 절망, 수시로 달라지는 건강상태와 정신상태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 독특하고 감동적인 인간기록과 같았다.
그는 24세 목사가 되려고 결심했으나, 그의 열정적인 성격이 화근이 되어 전도사의 직위를 잃고 27세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을 하기까지 그의 파란 많은 삶이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는 듯 했다. 비극적인 종말을 맞은 작가의 일생을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 해 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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