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까지 여러 차례의 M&A의 파고를 경험하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적대적 매수전략에 대한 대응책들을 개발해온 온 미국에서는 그 중 가장 대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 원광대학교 법과대학 전임강사, 법학박사
포이즌 필(독소조항)은 지난 1980년 미국에서 기업전문 변호사 Martin Lipton이 개발한 대표적인 적대적 매수(M&A) 방어 수단이다. 미국에서는 평상시 주주들에게 배당 형식으로 발행해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주총회 승인 없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도 가능하다. 독소조항에는 기업이 흡수 합병될 경우, 주주들에게 합병기업의 주식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게 하는 '플립오버'형(flip-over plan), 역합병될 때 합병기업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게 하는 '플립인'형(flip-in plan), 매수시도자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취득한 경우, 대상회사의 주주에게 자신의 주식을 이사회가 공정한 가격이라고 인정하는 현금이나 채무증서(notes) 또는 우선주와 교환 또는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back-end pill형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에 dead hand 조항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dead hand 조항들은 적대적 매수인이 선임한 새로운 이사들에게는 그 상환을 제한하고, 계속 이사(continuing director)들만이 상환할 수 있는 포이즌 필을 만들어 공개매수와 위임장 경쟁을 결합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기업매수전술에 대항하여 이를 방어해내는 것이다. Daniel A. Neff, The Impact of State Statutes and Continuing Director Rights Plans, 51 U. Miami L. Rev. 663, 671 (1997). 따라서 축출된 이사들은 그들의 ‘dead hand'를 가지고 계속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dead hand 방어는 경영진의 능력과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는 유인을 상당히 강화할 수 있지만 주주보호에는 독이 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Jeffrey N. Gordon, 'Just Say Never?' Poison Pills, Dead hand Pills, and Shareholder-Adopted Bylaws: An Essay for Warren Buffet, 19 Cardozo L. Rev. 511, 551 (1997) ; Shawn C. Lese, Note: Preventing Control from the Grave: A Proposal for Judicial Treatment of Dead Hand Provisions in Poison Pills, 96 Colum. L. Rev. 2175, 2177 (1996). 적대적 기업매수의 매서운 파고를 경험한 미국에서는 결과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기업매수에 반대하는 입법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방어수단들을 보다 넓게 채택하게 되었지만, Robert Comment & G. William Schwert, Poison or Placebo? Evidence on the Deterrence and Wealth Effects of Modern Anti-takeover Measures, 39 J. Fin. Econ. 3, 4 (1995). 이러한 방어수단을 놓고 그 적법성과 타당성에 관하여 많은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Frank H. Easterbrook & Daniel R. Fischel, The Proper Role of a Target's Management in Responding to a Tender Offer, 94 Harv. L. Rev. 1161,1201 (1981) (방어행위 부정론); Leo Herzel et al., Why Corporate Directors Have a Right to Resist Tender Offers, 3 Corp. L. Rev. 107, 109 (1980) (방어행위 긍정론); Gary G. Lynch & Marc I. Steinberg, The Legitimacy of Defensive Tactics in Tender Offers, 64 Cornell L. Rev. 901, 902-03 (1979)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중도적 입장).
이러한 포이즌 필의 초점은 회사에 대하여 충실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이사가 1) 포이즌 필을 행사할 수 있는지, 2) 행사할 수 있다면 이사의 행사권한은 누구로부터 나오는지, 3) 그리고 이사의 권한과 주주의 권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와, 4) 이사의 포이즌 필 행사의 적법성은 인정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미국에 비해 적대적인 기업매수가 활발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에 대한 적법성과 타당성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많지 않으며, 상법이나 증권거래법 등도 이러한 수단들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탄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포이즌 필은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배당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부여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현행 상법상 현금배당과 주식배당만을 허용하고 있고, 콜옵션은 배당의 형태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그동안 이에 관한 논의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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