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종교는 인류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오면서 독특한 의미 체계와 세계관을 제공하였고 교도들의 행동을 통하여 새로운 사회적 결과들을 산출해 왔다. 종교적 세계관은 한 사회를 통합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바로 그 때문에 사회 변혁의 추진력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종교는 사회적 결과들에 영향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즉 “종교는 사회 변화에 중심적으로 개입되기도 하고 또는 결정적 사회변화의 영역 밖에 존재하다가 나중에 가서 사회변화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많은 사회에서 종교는 사회갈등과 관계되어 왔다. 종교는 갈등을 방지하여 사회 안정과 통합을 유지시키는가 하면, 또한 갈등을 유발하고 심화시켜서 사회 분열과 일탈을 초래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종교는 사회(제도)를 합법화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합법화를 통하여 현존하는 사회경제적 질서가 정당화되고, 지배구조가 구성원들로부터 동의를 받게 된다. 또한 기존의 질서와 규범을 초월자와 연관시킴으로써 그것들에 대한 거부나 일탈을 어렵게 만든다. 이 기능이 잘 수행되면 사회갈등은 방지될 것이고 사회 안정과 통합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종교는 동시에 비합법화의 기능도 갖고 있다. 이 비합법화의 수행을 통해 기존의 질서와 제도가 적악 시 되고 거부될 수 있다. 여기서 갈등이 초래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Meredith B. McGuire, Religion: 「The Social Content」 (Belmont:A Division of Wadsworth, Inc., 1981), pp.187-188, p.212
종교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 시작된 이래로 종교의 사회적 기능을 분석하는 데 있어 기능주의 이론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여 왔다. 기능주의자들은 사회통합 요구의 충족에 종교가 부분적으로 공헌하고 있다고 보았다. 즉 종교가 사회 규범과 제도, 질서와 역할을 성스러운 존재와 연결시킴으로써 그 규범과 제도, 질서와 역할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와 존중을 증대시키는 한편, 사회체제에 대한 일탈행위를 어렵게 하기 때문에 결국 종교가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오 경환,「종교사회학」(서울: 서광사, 1984), pp.251-252
그러나 이 기능주의 이론에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다. 특히 종교의 역기능에 대한 문제, 즉 종교는 반 통합적일 수 있으며 사회 긴장과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고, 사회 재조직의 방해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기능주의는 간과하였다. 이 원규, “종교 사회학의 발전 과정과 연구 주제”, 「기독교 사상」, 제 30호 제 3권(1986년 7월호
기능주의가 갖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가장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한 이론은 갈등 론 이었다. 기능론과 갈등론의 입장이 비록 완전히 상반되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기능주의가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유지하고 보장하는 사회구조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이론이 사회적 갈등의 현실성을 부인하고 사회적 안정과 조화의 현실성만을 주장했다는 비판은 그릇된 것이다. 단기적이고 미흡하더라도 사회 안정과 균형의 현실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를 분석하면서 균형 모델을 구축한 것이지, 갈등의 현재성을 전적으로 부인하거나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오 경환, op.cit. ,pp.222-223) 각각의 이론이 내세우는 강조점은 상이하였다. 곧 기능주의는 사회를 안정과 통합, 합의와 균형의 측면에서 관찰하였다. 그리고 사회의 구성요소들이 이러한 사회의 요구들을 충족시킴으로써 사회 안정과 통합에 기여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 같은 기능론적 입장에서 볼 때, 사회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종교도 결국 사회통합과 안정유지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아졌다.
반면에 갈등주의자는 기능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의 기본 조건이 안정과 균형, 조화와 합의라고 보는 것을 거부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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